[CITY 스카우트] 인버티드 센터백? 펩의 스톤스 활용법 알아보기 | OneFootball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감독은 기본적으로 백4 수비라인을 선호하지만, 경기가 전개될수록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변화하는 포메이션을 가동한다.

특히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의 맨시티는 공격 시 상대 진영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위치를 최대한 끌어올린 수비라인이 변칙적으로 백3 형태를 갖춘다. 즉, 수비수 중 한 명이 공격에 가담한다는 뜻인데, 그동안은 오른쪽 풀백 카일 워커, 혹은 주앙 칸셀루가 이 역할 주로 담당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 시즌 중반부터 이와 같은 전략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우선 칸셀루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 이적했다. 측면 수비수로는 워커와 리코 루이스가 여전히 수준급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존 스톤스가 경기 중 변화무쌍하게 센터백, 후방 미드필더, 오른쪽 풀백 자리를 수시로 오가는 독특한 역할을 수행 중이다.

아스널전-풀럼전: 달라진 위치와 역할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난 1일(한국시각) 풀럼과의 맞대결에서 스톤스를 활용한 방식을 살펴보자. 풀럼전, 그리고 이보다 앞선 아스널전 스톤스의 히트맵을 비교하면 그가 두 경기에서 수행한 역할이 어떻게 달랐는지를 볼 수 있다. 그가 수비력이 중시된 아스널전과 달리, 공격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풀럼전에서는 하프라인 위에서 더 오래 머무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맨시티는 풀럼을 상대로 공격 시 평소대로 3-2-4-1 형태로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스톤스의 경기력은 이날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스톤스는 맨시티가 전반전 선제골을 넣고도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에게 실점했을 때, 전진한 위치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수비로 전환하지 못하며 팀이 실점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이후 맨시티는 후반에도 이따금씩 수비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웨스트 햄전: 스톤스, 아예 한칸 더 올라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톤스의 공격 가담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만큼 4일 웨스트 햄전에서는 그를 중앙 미드필더로 중용했다. 단, 스톤스는 최근 들어 꾸준히 비슷한 포지션에서 활약했다. 이 때문에 웨스트 햄전 그의 역할이 풀럼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아래는 스톤스의 웨스트 햄전 히트맵. 그가 이날 높은 위치에서의 공격 가담은 물론, 상대 박스 안까지 침범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실제로 스톤스가 이날 경기 중 여러 차례 맨시티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드는 데 가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웨스트 햄전 스톤스의 기대득점(xG)은 올 시즌 그의 평균 기록보다 6배가 높았다.

스톤스 2022/23 시즌 기대득점(xG) 기록

0.05골 - 올 시즌 90분당 평균 0.30골 - 웨스트 햄전(33R)

일각에서는 스톤스를 전진시킨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선택을 두고 그가 소위 '인버티드 센터백'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포지션을 탄생하게 했다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맨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뿐만이 아니라 UEFA 챔피언스 리그 4강, FA컵 결승에 오르며 트레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러야 하는 맨시티의 올 시즌 잔여 경기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와 같은 '스톤스 활용법'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

글 = 고민정사진 = Getty자료 = SofaScore, FBREF